시인 오인태-적籍이든 적敵이든
시인 오인태-적籍이든 적敵이든
  • 오인태 편집위원
  • 승인 2019.10.08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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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트러스트=오인태편집위원] <적籍이든 적敵이든>

우리는 살면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적을 만들까?

태어나면서 호적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초등학교에서 대학 또는 대학원 학적부와 동창회명부, 향우회, 동호회, 이런저런 단체, 계모임에 이르기까지, 아무리 사회활동 폭이 좁은 사람이라도 최소한 열 손가락을 다 꼽을 정도의 적에 이름을 올려두고 살지 싶다.

어디에 적을 둔다는 것은 적을 같이 하는 사람과 관계를 맺는 일이다.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서 친소관계가 엇갈린다. 살벌한 적대관계가 될 수도 있다.

열 명의 내 편을 만들기보다 한 명의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어디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인가. 적敵을 만들지 않는 일은 적籍을 만들지 않는 일보다 더 어렵다.

각을 세우는 일과 각을 잡는 일은 다르다. 각을 세우는 일은 상대와 맞서는 일이고 각을 잡는 일은 스스로 모양새를 가다듬는 일이다. 되도록 각을 세우는 일은 피하고, 각을 잡는 일은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적敵을 줄이고 적敵의 예봉을 미리 막는 길이라는 걸 알지만.

작가수첩 받아 사람을 찾는데, 
아는 이름 몇, 적에서 사라졌다

언젠가는 곳곳에 만들어 놓은 내 적이 
총성 하나 없이 나를 제거할 것이다

그러게, 
살면서 적을 만드는 게 아니었다

-「적」 전문, 『별을 의심하다』, 2011.

아버지의 집, 등뒤의 사랑 등 다수의 시집과 동시집 돌멩이가 따뜻해졌다, 산문집시가 있는 밥상등을 냈으며 경남교육연구정보원에서 교육연구사로 일하고있다.
아버지의 집, 등뒤의 사랑 등 다수의 시집과 동시집 돌멩이가 따뜻해졌다, 산문집시가 있는 밥상등을 냈으며 경남교육연구정보원에서 교육연구사로 일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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